눈이 왔어요, 눈사람을 만들었어요 창가에서의생활

41년만의 폭설이라면서요? 특정계급에 속하는 분들께는 정말 열불나는 날입니다. 그 중에서도 특정지역에 계신 분들께는 더더욱. 네, 저도 그 심정 조금은 알아요. 저도 눈 치워봤어요. 군대에서ㅠㅠ

아무튼 눈이 내린 날은 많이 춥지 않다는 말처럼 어제보다 덜 춥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폭설입니다. 그냥 눈이 내리는 것도 아니고 폭설이네요. 우왕ㅋ굳ㅋ 십라, 여기가 무슨 시베리아 벌판인가효-_-

이런날은 그저 아랫목에서 이불덮고 귤까먹는게 최고지만, 그랬다가는 시베리아 벌판에서 귤까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니 적당히 합시다. 그보다 시릴르가 살고 있는 이 집은 아랫목이 없군요. 보일러가 생기고서부터 아랫목이 사라진것 같지만 그런거야 신경쓰지 말자구요. 귤도 없지만 사소한 거에 신경쓰면 지는 겁...니다.

아무튼 눈도 오고, 친구랑 문자를 주고 받다가 나름 계시(?)도 받고 해서 눈사람을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무장을 하고 나가서 말이죠>

한참을 눈을 주먹으로 누르고 눌러봐도 눈이 뭉쳐지지 않더군요. 중간에 가루는 같은것이 내렸었는데 아마 그런 눈을 뭉치고 있었던가 봅니다. 그래도 이런것쯤은 근성으로 극복해 주겠다! 퐈이아~는 눈이 녹으니까 안되고 아이스!(아 썰렁해-_-)
이렇게 몸통을 만들었습니다. 눈이 잘 안뭉쳐져서 굴려서 만들려던 원래의 계획따윈 집어치우고(...)주변의 눈을 끌어다가 몸집을 불렸습니다. 병든 사슴같군요. 병든 사슴이 동굴앞에 있는 풀만 먹다가 결국은 먹을게 없어서 죽었다는 그런 슬픈 이야기. 이 눈사람은 주변의 눈을 끌어모으다가 중력에 의해 무너지게 될 운명인지도 모릅니다.

이 덩어리는 눈사람의 뇌(?)입니다. 넵, 제 눈사람은 뇌도 있습니다. 뇌도 없이 그냥 돌아다니면서 '뇌가 갖고 싶어염 뿌우=3=' 소리나 하고있는 어딘가의 허술한 허수아비 따위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하지만 뇌가 있으나 없으나 매한가지라서 어떤 면에서는 그 허수아비보다 더 허술할지도요. 그러고보니 허수아비는 허술해서 허수아비인건가요? 거 말되네.
우여곡절끝에 눈사람을 완성했습니다. 제법 그럴싸해보입니다. 눈코입이 없어서 몽달귀신 같다구요? 에이, 눈사람 볼줄을 모르시네. 동심을 가지고 순수한 눈으로 보면 뚜렷한 이목구비가 보여요. 제 눈으로는 지금 이 각도에서 비담이 보이는군요. 다른 분의 눈으로는 미실이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뛰쳐나오면서 이러는 겁니다. 눈사람? 네가 뭘 알아?

아무튼 뭐 굉장히 재미있었습니다. 이러고 놀아본게 대체 얼마만인지 모르겠네요. 혼자했던 것은 조금 아쉽기도 하지만, 그래도 중간에 하숙집 아주머니의 응원도 받았습니다. 저 이런 사람이에요. 남에게 응원받는 남자. 나란 남자, 그런 남자. 카핫.

날이 춥지만 그래도 가끔 바깥에 나와서 이렇게 눈놀이를 해보는 것도 재미있네요. 물론 이러려면 추위와 귀찮음을 극복하셔야 하고, 정지해버린 세상(하지만 속은 아비규환)도 가볍게 무시해주는 센스도 발휘하셔야 됩니다. 더불어 나이를 잊어야하는건 필수(...) 그래도 나와서 놀아보시면 재미있어요.
<마지막은 제작자와 눈사람의 투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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