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연휴간 기록 창가에서의생활

아, 드디어 설 연휴가 끝났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고 먹을것도 많고 나이먹은 기분 나는(...)설날연휴를 보내고 반시간 전에 귀향했습니다. 예전같았으면 도착하자마자 짐이고 나발이고 다 집어치우고(...)얼음집에 접속했을텐데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한박자 정도는 쉬게 됩니다.(야!)

어쨌든 전 열세살.(응?)

1. 귀성전쟁, What the Hell!!
넵. 전쟁이었습니다. 저 지금껏 집에 다니면서 이토록 시간이 많이 걸려본 적은 처음입니다.
무간지옥, 생지옥, 아귀지옥 등등 별별 지옥이 다 있다지만 우리나라 사람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역시 교통지옥이겠죠. 눈이 내려서 터미널은 혼잡하고 차는 제 시간에 출발하지 못하고, 보통도 다섯시간이라는 만만치 않은 거리를 자랑하는 고향은 점프에 점프를 거듭해 13시간거리까지 물러났습니다. 제 나이만큼 물러났군요.(야!)

서울을 빠져나오는데만 다섯시간 가량이 걸려서(...) 뉴스에서 보니 귀성을 포귀한 사람들도 많았던 모양입니다. 그도 그럴것이 눈도 오고, 나가는 차는 많으니 어쩔 수 없지요. 물론 그런걸 감안한다고 해도 성질이 뻗쳐서 저는 그냥 조용히 잤던 모양입니다만(...) 이건 뭐 자는 것도 허리가 아파서 말이죠. 제가 상체가 좀 긴편이라 허리를 똑바로 등받이에 대면 고개가 꺾이고, 머리를 등받이에 대려고 조금 굽히면 허리가 아파서 제대로 잠을 자기도 힘들었습니다. 이럴때는 상체가 다소 짧은 분들이 부럽습니다.

아, 근데 우리나라 왜 이렇게 넓은가요;;;

2. 그래도 먹을게 많은건 좋다!
명절의 즐거움이라면 역시 먹거리입니다. 물론 먹거리는 명절이 끝나고 나서 심각한 정신적 데미지를 주기도 합니다만, 그래도 먹는 즐거움이라는 것을 인생에서 빼놓을 수는 없는 법이죠. 좋은 사람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 그것이야말로 세상이 내려준 복이 아니겠습니까.

3. 집들이
설날에는 집들이도 했습니다. 물론 저희 집은 아니고 증조할아버지 동생분의 아들의 아들들의 어머니가 사시는집(...)에 다녀왔습니다. 참고로 이집의 둘째아들 그러니까 저의 7촌당숙분은 유명한 KH건설사의 좀 높은자리에 있다고 합니다. 임원이라고도 하고 상무라고도 하는데 모르겠습니다. 어차피 제가 그쪽이랑 선 닿을 일도 업을것 같고. 물론 아쉬우면 손 벌리겠죠.

도둑질도 해본놈이 한다고(어째 비유가;;;) 이분이 진두지휘를 하셨는지 지시를 내리셨는지 모르겠지만 집이 꽤 그럴싸하게 지어졌습니다. 돈좀 바른것 같은 느낌이 많이 나더군요.(야!) 메마른 감성의 어른은 이런 정도로도 충분히 묘사가 됩니다. 생텍쥐페리 아저씨가 그랬어요. 하지만 외관은 제 기준에서는 그닥 아름답지 않았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지붕이 솟아있는 집을 좋아해서요.

4. 외가나들이
설날 저녁에는 외가에 다녀왔습니다. 한달쯤 전에도 다녀오긴 했지만 그때는 정말 잠깐 외할머니와 외삼촌 내외분 얼굴만 뵈러 다녀온거라 정식으로 갔다왔다고 할만한 것은 못되죠. 외할머니께서는 그것도 와줘서 고맙다고 하시지만 그래도 좀더 자주 찾아뵈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특별히 아픈 곳은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허리가 많이 굽어진 할머니를 볼때마다 보기 안 좋은 것은 사실이죠.

5. 이 사람들 왜 이렇게 기운이 넘쳐!
하룻동안 몇잔 마신 술이 속에서 탈을 냈는지, 음식을 너무 많이 먹어서 그랬는지 점심 이후로 영 기운이 없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점심때 자느라고(...)점심을 안먹기도 했군요. 저녁도 자느라고(...)생략했고. 그래서 한밤중에나 밥을 먹었더랩니다.
아무튼 그 중간에 외가에서는 난리가 났습니다. 외삼촌도, 아버지도, 그리고 이모부님들도 다들 술을 좋아하는 분들이라 술판이 벌어지고, 부어라 마셔라 받아라 위하여가 난무했습니다. 다들 목청도 한 목정 하시는 분들인지라(...)좀 소란스러웠습니다. 옆집에서 민원이 안 들어온게 나름 다행일지도;;;

6. 제 1회 삼장리배 윷놀이 대전
삼장리는 저희 외가가 있는 곳의 이름입니다. 삼장인지 삼정인지 조금 헷갈리지만 삼장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상세한 주소는 보성군 회천면입니다. 혹여 찾아가실 생각이 있는 분이시라면 알아서 찾아가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아무튼 놀다가(...)윷놀이를 하자는 말이 나와서 윷을 깎아라, 멍석을 깔아라, 판을 만들어라, 얼마씩 묻을거냐(응?)하는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누구는 판을 벌이고, 누구는 판을 만들고, 누군가는 말을 무엇으로 할것인가로 갑론을박을 벌이는 와중에 준비가 끝나고 제 1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제 1경기는 조카팀 VS 어른들팀! 목청도 말의 속도도 만만치 않은 대결이었습니다. 잡아라, 업어라, 덮쳐라(?)가 난무하는 와중에 막판에 속도를 낸 조카팀의 승리!

제2경기는 숙모팀(이모, 고모, 외숙모) VS 조카팀! 역시 이쪽도 목청과 말의 속도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가장 가깝게 지내는 이모님의 대활약으로 숙모팀이 이기는듯 싶었으나 실수가 생기고, 그것을 계기로 조카팀이 무섭게 따라잡고 적을 물리치면서, 이번 승리도 조카팀으로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두번째 경기의 진정한 승자는 심판팀. 심판팀은 경기를 유리하게 만들 수 있는 상황을 일부러 알려주지 않았으며(...)마지막에는 심판료로 1만6천원의 예산중 6천원을 떼어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중 천원은 보조심판의 몫.(향년 17세) 하지만 저는 항의하지 않습니다. 심판이 아버지였거든요.(야!)

7. 손님맞이는 끝나지 않는다!
새벽 2시쯤에 집에 돌아와서 한숨 잤습니다. 그리고 그날도 손님을 맞이했습니다. 이 산골까지 찾아온 사람은 당연히 외가쪽 식구들입니다. 첫타로 가장 가까운 곳에 사는 이모님이 오셨고, 그 다음으로는 설이라 외가에 내려와있던 사촌형, 그 다음은 광양에 사는 이모네 식구들이었습니다. 본래 한팀이 더 와야하지만 이팀은 일이 있어서 오지 못했습니다.

삼겹살도 구워먹고, 남은 명절음식도 내보고, 어머니의 명절 특식인 도넛도 동이나고(...) 누군가 한명씩은 릴레이로 거실에서 자고 있고(...), 산에도 다녀오고, 저는 아버지가 시키신 농지명부를 만드느라 하루를 다 보내고(한글로 만들려다가 성질 버릴것 같아서 엑셀로 만들었;;;)

언제나 인기가 많은 도넛은 올해에는 제작방법에 대한 문의까지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들의 레시피에는 규칙이 있죠? '재료 적당히 하고 잘 만들면 돼'라는 것이죠. 물론 이것은 어느정도 정석이 있는지라 도넛가루 한통에 계란 두개정도로 만든다고 하셨습니다만, 다른 집에서는 솜씨가 나오지 않는 모양입니다.

8. 그리고 다시 또 전쟁!
네, 귀성전쟁이 있으면 귀경전쟁도 있기 마련입니다. 물론 대부분 귀경전쟁은 귀성전쟁을 이길 수 없지요. 하지만 어느쪽이나 만만치 않은 상대임에는 분명합니다. 이번 귀경은 8시간 가량 걸렸습니다. 10시 30분에 출발을 해서 오후 6시 10분경에 도착했으니까요. 물론 하숙집에 오기까지 걸린 시간을 치자면 더 길겠지만 일단 그정도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머리 아퍼요;;;

9. 그리고...
정말로 새해가 되었으니 이젠 정말로 제대로 살아봐야겠죠. 이젠 예전만큼 젊지도 않으니까요.(야!)

덧글

  • 김정수 2009/01/31 21:02 # 답글

    나름 다양한 명절을 보내셨네요^^ 왜 제가 헉헉 대죠?
    전 열심히 부엌에서 일만 한 기억밖에..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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