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바여왕, 살아남은 지혜의 여신 마음대로쓰는칼럼

 성경과 코란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한명의 여인이 있다. 그녀는 머나먼 이국의 땅에서 솔로몬을 찾아와 지혜를 겨루고, 그의 지혜에 감복해 그에게 지혜를 청하였으며, 종국에 그의 연인으로까지 발전하는 여인이다. 지혜의 상징이라는 솔로몬마저 반할 정도의 지혜를 가진 여인, 그녀는 바로 시바 여왕이다.

 알겠지만, 기독교는 이전 시대의 신들을 극렬하게 배척해왔다. 아마도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서였겠지만 그래도 많은 신들이 기독교로 인해 악으로 규정된 것은 사실이다. 수메르의 운명의 7신 중 한명인 여신 이슈타르는 악마 아스타로트로 변모되었고, 시리아의 다곤 역시 그러한 수순을 벗어나지 못했다. 살아남은 것은 오로지 아프리카의 시바여왕 뿐이다.

 그녀는 이전의 여신들이 악으로 내몰리면서 갖게 된 이미지를 갖고 있다. 바로 인간의 것이 아닌 다리가 그것이다. 말하자면 그녀는 반쯤은 기독교가 정의한 악에 가깝다는 것이다. 괴테의 파우스트에 등장하는 메피스토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까. 물론, 이런 소리를 하면 그녀의 지지자들에게 맞아죽을것이 분명하지만, 일단 모습에서 그러한 공통성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녀가 솔로몬을 찾아왔을때, 솔로몬은 그녀에 대한 소문의 진위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그녀에게 많은 나무가 담긴 물을 건너오도록 한다. 여왕은 물을 건너기 위해 치마를 걷어올렸고, 곧 그녀의 다리가 인간의 것이 아니라는 소문은 진실이 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물을 건너면서 온전한 인간의 다리를 갖게 된다. 솔로몬이라는 존재와의 만남을 통해, 그녀는 버려져서 악으로 규정될뻔한 처지에서 성공적으로 기독교에 편입해 살아남게 된다. 솔로몬의 아이라는 축복까지 받은채로.(사실 이것이 진정 그녀에게 축복인지 저주인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어째서 그녀는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일까. 달의 여신의 마녀로 전락하고, 운명을 다루는 큰 신이 악마로 규정되는 상황에서 악으로 몰릴 소지가 있었던 그녀가, 인간이었던 그녀가 어떻게 하느님의 백성으로 편입하여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더군다나 성서와 코란이라는 두개의 큰 종교의 경전에 자신의 이름을 남기면서까지 말이다.

그녀의 지혜로움이 빛을 발한 것일까. 그래서 그녀는 후대에 자신의 이름을 남길 수 있었던 걸까.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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