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여왕, 배척당한 모정의 여신 마음대로쓰는칼럼

 '지옥의 복수가 내 마음을 불타게 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시작하는 밤의 여왕의 아리아라는 것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 아리아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 Magic Flute>에 등장하는 밤의 여왕이 딸을 향해 부르는 아리아다. 필경 배척당한 여신의 절규일 것이다.

오페라 마술피리에는 짜라투스트라, 곧 자라스트로로 대표되는 빛과 밤의 여왕으로 대표되는 어둠이 등장한다. 자라스트로는 남성이며 밤의 여왕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여성이다. 그녀는 퇴치되는 악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녀가 지배하고 있는 어둠의 이면에 무엇이 있는가를 잊고 있다.

밤의 여왕에게는 파미나라는 이름의 딸이 있다. 극의 시작점에서 이딸은 자라스트로가 어머니의 사악함을 배우지 않게 하겠다는 이유로 잡아간 상태이다. 딸을 빼앗긴 어머니는 절규한다. 물론 그녀의 능력이라면 손쉽게 딸을 빼내올 수 있지만, 자라스트로를 내버려두면 또다시 딸을 빼앗길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그녀는 왕자를 이용해 딸을 구해오려고도 하고, 딸에게 직접 자라스트로를 죽이라고 종용하기도 한다. '만약 네가 자라스트로를 죽이지 못하면 너는 네 딸이 아니야!'라고 독기서린 외침을 내뱉으면서. 그녀가 그런 매정한 말을 해야만 할 정도로, 자라스트로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그녀의 모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왕자의 관심은 오로지 파미나 공주에게만 가있을 뿐이며, 자라스트로에게 밤의 여왕은 퇴치해야할 적일 뿐이다. 그리고 관객들 역시 쫓겨나는 밤의 여왕에게 값싼 동정만을 보낼 뿐이다. 딸을 빼앗긴 어머니의 절규는 공허한 메아리가 되어 회장을 울릴 뿐이다. 그녀의 눈물은 자라스트로라는 태양앞에 순간의 빛도 내보이지 못하고 말라붙어버린다.

 아무도 그녀의 마음을 이해해보려하지 않고, 아무도 그녀의 눈물을 동정하지 않는다. 그녀는 말하자면 주류사회에 편입되지 못한 강인한 여성이다. 남성들의 사회에 위협이 될수 있는 유능한 여성이다. 그래서 남자는 그녀의 모든것을 빼앗아버린다. 그녀의 능력을 묻어버린다. 그녀는 왕좌에서 끌어내려져 이름도 남기지 못한채 사그라지고 만다.

 어째서, 아무도 그녀의 모정을 돌아보지 않는가. 그녀야말로 자라스트로의 말만 믿고 아무말도 하지 않은채 파미나 공주를 데려가는 왕자보다, 오직 자신의 짝을 찾는 데에만 정신이 팔린 파파게노보다, 근언함을 내세우며 그녀를 몰아내려는 자라스트로보다 훨씬 더 간적인데. 그녀야말로 우리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진실한 목소리일텐데.

 그녀야말로 많은 사람들의 표상이 되는 진한 모정을 가진 어머니일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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